트랄파마도어

결혼한지도 어느덧 1년이 넘게 흘렀고 그렇게 명절도 한 바퀴 다 돌고 두 번째 맞이하게 되었다. 왠지 결혼하고 나서 더 철없고 자기만 아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아 걱정이다. 양쪽 집안에서 보살핌만 받으니 응석만 느는 게지.

시부모님께서 이번 추석에는 웅천 바닷가에 가서 시간을 보내자고 하셨다. 그러고 보니 지난해에도 추석에는 바닷가에 있긴 했구만.

올해는 시부모님께서 텃밭 일구기가 손에 익으셔 그런지 수확물이 풍부했다. 전어나 대하, 꽃게탕이나 우럭탕은 그렇다 쳐도 아주 어렸을 때 맛보고 못 먹어본 어름도 먹고 뒷뜰의 대추나무에서 대추도 마음껏 따먹었다. 이런 것이 바로 전원 생활이로구나...!!


낮 동안 아가씨가 알바로 받아온 논문 번역을 돕는 척 하다가 홍원항에 나가 전어와 대하를 비롯한 해산물들을 사왔다. 그렇게 바로 사온 싱싱한 해산물들로 맛있는 밥을 해먹고 해본 송편을 만들었다. 유치원 때 만들어보고 처음이니까 얼마만이려나? 할머님 생전에는 식구들 먹을 떡 빚느라 추석 전날에는 하루 종일 허리가 휘도록 일만 하셨다며
"이렇게 식구들끼리 단촐하게 만들어먹으니 얼마나 좋으니?"
하시며 한 웅큼 쌀가루를 주무르며 좋아하셨다. 그나저나 사진 아래의 UFO와 몽둥이 떡은 누구의 것인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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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배부른 상태였으므로 네 명이 빚은 송편이 이게 전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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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 마당에서 따온 솔잎에 송편을 쪘다. 참기름을 바르지 않아도 윤이 자르르 흐르는 구나.



다음 날 아침에 게으른 며느리는 시어머니께서 차려주신 아침밥을 거하게 먹고 일찍 집을 나섰다. 그리고 항구에 한 번 더 나가서 친정집에 싸가지고 가라고 시어머님께서 주문해 놓으신 전어랑 대하를 챙겨 갔다. 몹쓸 며느리는 그러니까 그런 걸 덥썩 받아다가 갔다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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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항에서 맞이하는 아침.
그리고 아홉시간의 운전. 명절에도 늘 서울에만 있었으니 근대 명절의 진풍경인 고속도로의 주차장 플래시몹 놀이의 참맛을 알지 못했다. 아홉시간 동안 차 안에서 이빨이 녹도록 멘토스와 껌을 씹어대기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음악에 맞춰 춤도 췄다. 그렇게 하다보니 어쨌든 의정부에 도착하게 되기는 하더라. 엄마는 역시나 사위 맞이한다시며 허리의 통증과 두통에도 불구 상다리 휘어지는 산해진미를 준비해두셨다. 어이구..ㅠ_ㅠ 임금님 수랏상도 이보다 더 화려하지는 않았을 터.

다음 날에는 병원에 입원해 계신 이모님 문병을 갔다. 은하수가 흐르는 어쩌구 하는 곳에서 잠시 아이스크림 게이지를 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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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저렇게 달다구리한 아이를 만나야 인생이 빛이 나는거지.


동생 여자친구가 일하는 카페에 들러 커피 한 잔 마시고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기름진 명절음식을 잔뜩 먹고 해산물 뷔페에 가게 되었지만 역시나 잘 먹었다.

어째, 결혼을 하고나서 명절에 더 신나게 놀게 되는 것 같다. 가족과 오붓하게 지내는 시간은 참 행복하다. 가족에게는 예전보다 훨씬 진심으로 대하게 된 듯 한데, 친구도 가족처럼 생각하고 챙길 수 있게 되면 좋겠다.
쓰고 보니 아무래도 나는 부모님들께 불효만 해서 나중에 벌 받지 않을까 걱정된다.

2009/10/17 22:33 2009/10/17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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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임경미 2009/10/19 07:22
    M/D R
    그래도 명절 스트레스가 좀 적은 것 같아 보여 다행이다.
    잘 지내지?
    • 지연지연 2009/10/19 23:03
      M/D
      응~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을 배워가는 중인 것 같아. 경미도 잘 지내지?? 언제 주말에 한 번 꼭 보도록 하자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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