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꾸 욕심이 생겨.
꿈틀 꿈틀...곧 터져올라올것만 같아.
이놈의 욕심은 끝이 없어.
4천원짜리 티셔츠를 입고 9천원짜리 구두를 신고
흐뭇한 싱글벙글을 얼굴에 띄워줄 순 있지만
몇개월을 매달려온 나의 논문은 글쎄.
그냥 똥이야.
먹고 잘 소화하고 나온 똥...
자식을 낳았어야 하는데 응가를 해버렸어, 젠장!
레버를 당겨서 정화조로 흘려보내고 싶어.
처음엔 그저 졸업이 하고 싶었어.
논문을 쓰면 졸업할 수 있으니까 시작했어.
이빨이 들어가질 않으니 삼켜질리 없는 논문을 억지로 우겨넣어보고
서너번 읽고나서야 전혀 쓸모없는 자료라는 걸 깨닫고 화도 버럭 내보았어.
주제가 재미없다고 생각해보기도 하고
이것보단 다른 일을 더 근성있게 할 수 있다고 변명도 해보았어.
아, 근데 난 한겨울 어쩔 수 없이 묵게된 숙소가 난방도 따뜻한 물도 안되었을 때
이미 고생스러운 여행을 의연하게 해낼리 없다는 걸 알았거든.
야채를 얇게 저미거나, 짧은 시간 안에 정확하게 조리해야 하는 해산물 요리를 해보면서
요리가 까다롭고 지루하고 피곤한 일이란 것도 알았어.
난 뭘 해도 근성따위 발휘 못해.
가능하면 기생충이 되어 너의 피를 빨아먹고 살고 싶구나.
하지만 어쩌겠어.
근성이 없어도 내가 해야하는 일이 있는걸.
그런데 궁금해졌어.
그걸 하면 내가 뭘 해주는 걸까?
세상에 조금은...
아니, 그저 살아있는 것만으로 나는 세상의 일부야.
그럼 됐지 머.
잠이 조금만 줄어도 생각을 많이 하게 돼.
그것만으로는 결코 총기가 생기지 않지만.

comments
comments rss (+댓글 쓰러가기)